비슷한 맥락으로, 인터넷이 처음 나왔을때 가장 먼저 등장했던 사업모델은 인터넷 자체를 파는 모델이었고 (ISP , 호스팅 등의 사업), 영화가 처음 나왔을때 사람들은 오프라인에서도 똑같이 볼수 있는 공연이나 쇼를 그대로 찍어서 영화로 배포했었다.
전기를 토대로 한 거대한 전자산업, 인터넷으로 토대로 한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등의 수많은 공룡 기업들, 영화가 특수효과를 만나서 수백조 규모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만들어진 것은 그보다 훨씬 뒤의 일이다.
어떤 새로운 플랫폼이나 기술이 등장하면 1차적으로 등장하는 업체들은 그 플랫폼이나 기술 자체의 구현에 집중하지만, 정말로 큰 기회는 그런 파운데이션들이 깔리고 나서 그걸 바탕으로 사람들의 실 생활을 의미있게 바꾸는 서비스들이 나올때일 것이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넥스트 트렌드도 이런 패턴을 겪을 것이다. 현재 가장 대표적인 뉴 플랫폼으로 꼽히는 IoT나 AR을 보면, IoT 사업은 IoT 사업 자체의 구현에 충실하고 있고 (센서 네트워크, 빅데이터 처리 등), AR 사업은 AR 사업 자체의 구현에 충실하고 있다 (HMD등). 그러나 이 시장도 인프라가 깔리고 나서 등장할 어플리케이션 업체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IoT 시장에서도, AR 시장에서도 구글이나 페이스북같은 서비스들이 나올 것이다.
그때가 되면 이런 회사들은 스스로를 이를테면 “IoT회사”로 부르지도 않을 것이며, 대중들도 이러한 회사들을 IoT 전문회사로 인지하지 않을 것이다. 그저 굉장히 재미있고 유용한,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바꾸는 회사인데, 알고보니 IoT나 AR을 기반으로 깔고 있는 회사나 서비스일 것이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엉뚱한 사람이 챙기듯,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는 (특히 테크놀로지 비즈니스) 누군가 힘들여 플랫폼을 깔아놓으면 엉뚱한 플레이어들이 나타나서 갑자기 큰 기회를 가로채 가는 일이 빈번히 발생한다. 그래서 재미있는 것이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