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우리 스타트업 업계가 더 건설적인 대화를 많이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안 되는 이유’를 찾기보단, ‘되는 이유’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 그리고 ‘안되는 이유’를 논의한다면, 해당 스타트업의 성공/실패만 논할 것이 아니라, 그 스타트업이 풀려고 하는 문제/니즈 자체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그 스타트업이 해결책을 잘못 내놓았다고 생각하는지, 어떻게 하면 그 문제를 풀 수 있는지.”
실리콘밸리에서 몇년 살면서 본것중에서 한국과 다른 한가지가 뭐냐고 묻는다면, 단연 “학습된 낙관주의” 라고 말할것 같다. 사람들의 본성은 어디가나 다 똑같고 따라서 이동네라고 비판적이거나 남 비꼬는 사람이 없을까, 당연히 아닐것이다. 그래서 “실리콘밸리의 낙관주의”가 아니라 실리콘밸리의 “학습된” 낙관주의라고 하는 것이다.
자기 생각으로는 바보같고 별것 아니라고 무시했던 회사나 아이디어들이 몇년뒤 유니콘이 되어있는걸 지켜보는 과정에서, 암만 똑똑한 사람들도 바보같아 보이는 아이디어에 대해서 대놓고 방심하지 못하는 것.
그리고 이동네에서는 남 앞에서 직설적으로 안될것 같은 이유를 말하지만 그 배경은 이게 될만한 이유를 찾고 싶어서인 경우를 많이 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유교 문화상 겉으로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칭찬하지만 속으로는 보나마나 안될거라고 생각할 때도 많은듯.
여기라고 사람들이 크게 다르거나 거룩한건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스타트업 컬쳐가 사회의 일부라기보단 사회가 스타트업 컬쳐의 일부인 아주 특이한 곳이다 보니, 이러한 “학습된 낙관주의”가 도처에 존재. 때로는 도를 넘어서 오히려 더 말도 안되는것처럼 들리는 아이디어나 더 이상해 보이는 (머리를 1주일정도 안감은듯하고 목이 다 늘어난 옷을 입은 해커 엔지니어 타입) 파운더들을 더 쳐주기도 하는 기현상까지..
또 이러한 낙관주의는 기업가 쪽에서도 가져야 한다고 생각. 거절의 과정을 거치면서 사람에 대한 배신감이나 미움을 가질 필요는 전혀 없고, 모든것을 다 배움의 기회로 생각하면 될 따름. (정 우리랑 안맞는말 같으면 버려버리면 되는거고). 여기 사람들은 “Don’t be jaded” (뭐랄까 “꼬아서 생각하지 말라” 정도로 번역 가능할까?) 라는 말 자주 하는것 같고, “accept한 VC와의 관계보다 거절한 VC와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말도 가끔 들었던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