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한마디씩 하니깐 나도 캘트레인 출근길에 끄적끄적..
- 애플은 여러가지 제품을 만들지만 실제로는 “아이폰 회사”로 보면 됨. 아이폰이 전체 매출에서 60%, 전체 이익에서 70% 가량 차지. 따라서 아이폰 발표내용은 애플 워치 이런것과 비교해서 중요성 면에서 견줄 바가 못될 정도로 중요. 심지어 아이패드도 전혀 언급 없었고 iTV는 몇년째 소문만 무성. 애플은 앞으로도 아이폰 하나에 회사의 역량을 초집중할 가능성 있고 이건 안드로이드 진영에 좋은 소식이 아닐듯 (애플이 여기저기 왔다리갔다리 하면서 정신 못차려줘야 좋은 소식일텐데..)
- 다들 아이폰 6와 아이폰 6+에 주목하지만 삼성등 경쟁사가 더 주목해 봐야하는 부분은 이번 발표와 함께 애플이 아이폰 5S, 아이폰 5C라는 강력한 저가폰 모델 라인업을 갖추었다는 사실일 수도.
- 핸드폰 시장이 재미있는게 프리미엄 제품이 2년 주기로 저가 제품으로 변한다는 것. 자동차 시장으로 치자면, 똑같은 BMW 5 시리즈 새차가 2년 뒤에는 3시리즈 가격에, 그 2년 뒤에는 1시리즈 가격에 팔리는 셈. 다들 애플이 저가폰 모델에 뛰어들어야 하는지에 대해 논란이 많았으나 애플은 열심히 프리미엄 제품만 만드는데 자연스럽게 시간차를 두고 그 모델들이 저가모델로 풀리는 사이클.
- 이번 이벤트를 통해 삼성에게 가장 큰 위협요소로 확인된 점은 팀 쿡이 CEO로써 건재하다는 점일듯. 2년 전만 해도 잡스의 사망과 함께 애플이 리더십 부재에 시달릴것이라는 추측들이 많았으나, 잡스 없이도 애플이 어쩌면 예전보다도 더 잘 돌아간다는 걸 보여준 이벤트. 스티브 잡스가 무덤에서 뒹굴든 말든 시장 흐름에 맞게 큰 화면 아이폰을 내놓았고, 잡스가 단순히 스마트 기기만 발표한게 아니라 이를 통해서 음악과 미디어 산업을 통째로 바꾼것처럼 팀 쿡과 그의 팀 역시 뱅킹과 헬스등 “산업”을 바꾸기 위한 선 굵은 전략을 짜고 있다는 것을 보여줌.
- 애플에서 새로운 발표를 하면 서울에서는 일부 테크 써클에 있는 사람들만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반응을 보이는데, 샌프란에서는 진짜로 모든 사람들이 다 애플 얘기만 하고 있음. gym 가서 운동하는데도 옆에서 그얘기;;
- 삼성에서는 진짜 얼마나 억울할까? 애플이 이번에 발표한 것들중 많은 것들이 삼성이 몇년전에 발표한 것들인데. 충분히 이해가 감. 그런데 그것 자체에 서운해 할게 아니라 그것 자체가 — 즉 뭘 해도 열광적인 지지를 받을수 있는 브랜드 파워 — 핵심인걸 놓치면 안될듯. 똑같은 일을 내가 하면 아무도 안 알아주지만 어느 누군가가 하면 정말 멋지다고 세상이 열광하고 칭찬을 하는건 어차피 인간사에서 비일비재한 일. 억울해 할게 아니라 현상을 직시하고 거기에 맞춘 전략 필요.
- 모바일 페이먼트는 일본, 한국 등에서 수년전부터 쓰이던 것인데 애플이 이제서야 잘 포장해서 내놓고 있음. 확실히 미국이 일부 분야에서는 느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고, 아시아에서 “유용하다고” 검증된 모델을 미국에서 — 미국애들이 잘하는 구라빨 마케팅과 함께 잘 포장해서 — 뭔가 “판타스틱한” 모델로 선보이면 무식한(?) 미국인들에게 먹힐수 있다는 걸 보여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