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모 회사와 같이 프로젝트를 하나 추진하고 있는데, 담당하는 팀에서 — 물론 과정상의 어려움은 당연히 있지만 — 우리 회사 사정이 바쁜걸 이해해 주고 최대한 맞추어 주려고 노력을 해주고 계신다. 가만 생각해보면 반드시, 굳이, 꼭 그래야만 하는건 아닐수도 있는데도.
참 신기한게, 사람과 사람이 서로 일을 하다보면 상대방이 그냥 내앞에서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고 돌아서서는 실제로는 전혀 딴판으로 “그건 니사정이고..” 라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진짜 인간적으로 본인도 우리의 사정을 — 다는 아닐지언정 어느정도까지는 —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최대한 자기일처럼 뛰어주려고 하는 노력을 조금이라도 기울여 주는건지, 그런 진심의 유무를 어떤 종류의 물리적 접촉 없이도 상당히 정확한 오차범위 내에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인간이 갖고있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의 비 언어적 시그널 감지능력은 정말 뛰어난 나머지, 때로는 아무런 언어적 시그널이 없든지, 혹은 심지어 언어적 시그널은 실제의 데이터와 반대되는 잡음을 열심히 내더라도, 그걸 관통해서 사람의 본심을 꿰뚫어볼수 있는 능력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꽤 높은 수준으로 관찰되곤 한다.
인간애라는게 아주 거창한거 아닌것 같고, 특히나 직업적인 부분에서의 인간애라는건 설령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더라도 나랑 같이 일하는 다른 사람의 사정을 조금더 이해해주고 조금이라도 그사람 입장에서 일해주려고 하는 태도, 그러한 작은 태도의 차이인것 같다. 대부분의 경우 그런 행동들의 단기적 소득은 없거나 매우 적을수 있지만 그러한 작은 “직업적 인간애”가 쌓여갈 때의 장기적 소득(long term dividend)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의외로 굉장히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