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내가 듣고 보는 요새 이동네 펀딩 분위기…
- B2C 컨수머 플레이는 매도급으로 묻히는 분위기.주식 시장에서도 폭락장이면 우량주도 같이 묻어서 떨어지곤 하는데, 마찬가지로 B2C 플레이에 대한 “투자 피로감” 때문에 어느정도 트랙션을 갖추고 있고 꽤 괜찮은 B2C 회사들도 도매급으로 같이 엮여서 “another consumer play”로 엮이는 것을 몇번 봤음. 이를테면, 정말 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진 공유 서비스 만들어서 VC에게 가져가서 “우리 photo sharing service 만든다” 라고 하면, 거짓말 안하고 개그 하는줄 알 것임. 물론 그 서비스가 실제로 시장의 뜨거운 반응과 트랙션을 얻는다면 다른 이야기 (최근의 Mailbox app이 그 예).
- 엔터프라이즈 플레이에 대한 각광: 정확히 말하면 단순히 B2B 라기보다는 실제 레버뉴를 창출하는 SaaS 모델이 주목받고 있음. 안드리센이 이야기한대로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치운다 (software is eating the world)” 는 전제하에 각 버티컬별로 웹/모바일 기술을 앞세워서 해당 인더스트리를 바꾸는 모델들이 각광을 받고 있음. (개인적으로 충분히 말 된다고 봄… 아직도 클라우드/모바일 기반으로 바뀌지 않은 인더스트리가 있다면 과감히 돛자리 펼만 하다고 봄.) 여기에 Dropbox나 Google Apps for Domain처럼 처음에 일부 맛보기로 개인 또는 소규모 팀 단위에서 무료로 쓰게끔 한 다음, 이후에 계정 단위 또는 피쳐 단위로 월 단위 과금을 하는 과금 방식을 통해 실제 매출을 올리는 기업들이 각광을 받고 있음. 개인들이야 한달에 얼마씩 내는 것을 고민하지만 회사나 조직에서 생산성을 위해서 한달에 10-100불씩 내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
- 다만,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서 B2B를 잘 모르는 VC나 투자가들마저 엔터프라이즈 이야기를 입에 달고 있는 것은 개인적으로 좀 웃기는 일이라고 봄. 이동네 투자가들이 매우 유행에 민감해서, “이달의 맛 (flavor of the month)”을 골라서 투자하는 경향이 매우 강함. 개인적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는 것은 올해 말쯤 되면 B2B, 엔터프라이즈 아무나 하는게 아니구나 라는걸 깨닫고 다시 B2C 쪽으로 돌아오는 투자가들이 있지 않을까 전망.
- 컨수머쪽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받는 비율이 적지만 절대적인 숫자로는 적지 않다는 의견도 있음. 즉 문제는 너무 많은 스타트업들이 엔젤투자를 받은 것. 한 2년 전쯤 이동네에도 엔젤투자 피크가 형성되었고 일부에서는 거의 묻지마 엔젤투자 비슷한 분위기도 형성된 적이 있는데, 그때 당시부터 예견되었던 문제가, 이렇게 많은 스타트업들이 다 어디로 갈것인가에 대한 의문이었고, 이제 그런 것들이 현실화되는 분위기. 엔젤투자 받았던 회사들 중에 상당 수는 나름 선전해서 이제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하는데, 늘어난 스타트업 수에 비해서 시장의 크기나 VC 펀드의 크기가 늘어난건 아니기에, 상대적으로 엔젤투자 받았던 우량 기업의 수에 비해서 그 다음 라운드로 갈수 있는 회사의 비중이 줄어든 거고, 그러다 보니 “우리 회사는 트랙션이 꽤 괜찮은 데도 불구하고 다음 단계 투자를 못받고 있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는 것이 바로 소위 말하는 “시리즈 A 크런치”의 요체임. 그러다 보니 아예 VC 에 기대지 않고 처음부터 매출을 올릴수 있는 모델이 선호되고, 이게 앞서 이야기한 월단위 과금 형식의 SaaS 모델의 인기로 다시 귀결되는 분위기.
- 회사 입장에서는 이러한 펀딩 분위기에 연연하는게 아무런 의미가 없고, 힘든 시기일수록 오직 고개 파묻고 자신들의 서비스와 제품, 고객에만 집중하는 것만이 의미가 있음. B2C쪽 투자 분위기가 안좋은 것은 맞으나, 그것은 아까 이야기한대로 1) 투자 금액의 감소보다는 늘어난 회사 수와 그에 따른 Series A 투자에 성공하는 비율이 감소한 것이 요체고, 2) 좋은 제품과 트랙션 갖추고 있는 회사들은 지금도 계속 투자 성공하고 있음.
- [업데이트] 한가지 이야기 안하고 넘어간게 acqu-hire 임. 엔젤투자 받았던 회사들 중에 많은 회사들이 보다 자리잡은 스타트업이나 대기업 쪽으로 acqu-hire 되고 있음. 이 숫자는 그냥 투자금 본전치기 수준으로 넘어가는 경우까지 포함하면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정말 많음 (이런 딜의 경우 외부적으로 발표가 안되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음). 잘나가는 스타트업들의 경우 (이를테면 airbnb, dropbox등) VC가 거대한 돈을 주면서 요구하는 것이 빨리 성장하고 스케일 하는 것인데, 이러려면 팀을 무지 빠른 속도로 스케일 해야 함. 이쯤되면 한명한명 채용해서는 답이 안나오고 유일한 방법은 팀 단위로 acquire 하는 것인데, 이들이 가장 먼저 찾는곳이 3-10명 단위의 스타트업. 그래서 괜찮은 스타트업들, 특히 팀이 좋은 곳들은 재빨리 흡수되는데, 특히나 YC나 500등 액셀러레이터 출신들에게서 이런 경향이 자주 관찰됨. 심지어 드랍박스 같은 곳에서는 YC 기업들에게 환심을 사려고 초기부터 파티도 열어주고 그런다는 이야기도 들었음.
항상 좋은 글 잘읽고 있습니다. 교육 쪽 분야의 투자 분위기는 어떤지요? 올해 Enterprise와 Education이 미국쪽에서는 투자의 큰 theme이라고 주워들은 것이 있어서요 ^^
교육쪽 정말 핫 합니다. 글쎄요 크게 보면 위에서 언급한 "아직 클라우드와 모바일 기반으로 바뀌지 않은 인더스트리" 중에서 굉장히 큰 인더스트리라고 볼수도 있겠죠?
네 제가 일하고 있는 곳에서도 미국교육분야(K12/STEM교육)에 대해서 파보고 있는데, 교육쪽은 특이하게 consumer대상이라기 보다는 지갑을 여느쪽이 학교의 공적자금인 경우가 많고 학교마다 정책이나 분위기가 모두 틀리니 어려운 점이 많이 있네요^^ 교육 분야의 현지 startup의 움직이라든가 방향성에 대해서도 한번 포스팅해주시길 기다려봅니다 ~
형님 잘 읽었습니다. 참고로 Mailbox 나 Tempo 와 같이 언뜻보면 B2C 모델같지만 주된 Revenue model 은 (아직 그렇게 하지는 못했지만) 그들도 역시 Enterprise 를 처음부터 지향하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좋은글 잘 읽엇습니다. B2B 투자가 늘어나는 점이나, 수익성 모델이 존재의 여부만으로도 VC들이 허리띠를 조여 맨다고 생각이 됩니다. 이때문이지 요즘 나오는 스타트업들은 B2B에 많은 포지션을 두고 진행을 한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게. 어떤 서비스든지 돈을 벌어야 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