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내수 시장과 보유 자원의 한계로 수출 산업이 무척 중요한 국가이다. 지금까지 한국의 수출 효자 종목은 명실공히 반도체ㆍ자동차ㆍ휴대폰이었다. 그럼 다음 수출 효자 종목은 무엇이 될까? 바로 한류로 대변되는 문화 콘텐츠이다. 지난해의 강남스타일 열풍은 그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그 중에서도 한국에서 처음 시작되었고, 이제는 하나의 문화 장르로 자리 잡은 웹툰은 충분히 세계 시장에 선보일 수 있는 한류 콘텐츠이다.
웹툰은 한국의 문화 콘텐츠 중에서도 해외 진출 및 성공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금까지 한국 만화의 해외 진출을 위한 수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기존 세계 출판만화 시장에서 미국과 일본의 벽을 뛰어넘기가 힘이 들었다. 그러나 웹툰은 기존의 출판만화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플랫폼이면서도 한국에서 최초로 태동, 가장 많은 노하우 및 성공사례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강력한 경쟁력이 있다. 또한 실력의 상향 평준화로 상위 한국 작가들의 작화력이 세계 시장에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다는 것 또한 큰 강점이다.
그렇다면 수많은 웹툰 중 어떤 작품이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것일까. 우선,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일례로 세계인들이 열광했던 강남스타일은 한국적인 색깔을 전혀 감추지 않은 콘텐츠였다. 세계를 열광시켰던 일본의 만화들 또한 자국의 일상적 풍경이 그대로 묘사되는 등 일본색이 드러난 작품이 많았음에도 일본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있던 세계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다.
반면 많은 수의 한국 웹툰은 번역을 아무리 잘해도 의미 전달이 될 수 없거나, 번역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지나치게 한국적인 정서와 유행 코드에 맞춰져 있다. 한국 특유의 언어 유희나 시의성의 영향을 크게 받는 유행어 드립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경우 해당 콘텐츠가 한국 내에서는 큰 인기를 끌 수 있을지 몰라도, 시장 크기는 4800만으로 제한이 될 수밖에 없다. 즉 한국적일지는 몰라도 세계적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셈이다. 거꾸로, 일명 아메리칸 조크가 한국인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것을 생각해 보면 간단한 이치이다.
그렇다면 한국 웹툰이 글로벌 시장에서 히트를 치려면 한국적으로 만들어야 하는가, 아니면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야 하는가? 결국 해답은, 독창적이면서도 전 세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탄탄하고 흡인력 있는 스토리 구성에 있다. 한국의 웹툰처럼 다양한 스토리를 가진 콘텐츠는 세계에서도 보기 드물며, 드라마와 영화 등 수많은 OSMU(one source multi use)가 웹툰의 스토리성을 보증하고 있다. 한국 웹툰이 해외로 진출할 경우 더욱 활발한 OSMU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북미 시장의 경우에도 만화 원작이 영화와 게임으로 제작되는 등 콘텐츠 간 OSMU가 빈번하다. 전통의 슈퍼맨에서부터 최근 인기를 끈 어벤져스나 워킹데드 같은 작품들은 그 규모와 수익이 어마어마하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재미있고 흥미로운 스토리라고 하더라도 한국인들 외에는 공감할 수 없다면, 제아무리 뛰어난 번역을 거친다 해도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다.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은 헐리우드 영화에서, 혹은 다른 어디에서 본 듯한 스토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콘텐츠는 독창성이 부족하고, 따라서 큰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잘 해봐야 무언가의 2류가 될 뿐이다. 보편적으로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요소들, 그러면서도 참신하고 매력적인 소재들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세계적인 것 이란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냥 미국문화 헤게모니가 있는거죠. 프랑스 독일같은 선진국이 왜 세계적인걸 못만들까요? 못만드는게 아니라 안만드는겁니다. 따라하기밖에 안되니까요. 따라한건 아무도 좋아하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