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동의는 못하지만 얼핏 이해는 가는 일들이 가끔 있다. 내겐 우울증이 그렇다.
한번은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던 도중, 간호사가 주사를 하나 놓아 주면서 이 주사를 맞으면 기분이 약간 우울해 질수도 있다고 한 적이 있다. 살면서 우울증은 커녕 비슷한것도 한번도 겪어본적이 없었기에, 전혀 걱정 마시라고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그 주사를 맞고 나서 얼마가 지나자, 미약하긴 하지만 뭔가 4층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은, 하여튼 뭔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기분이 드는걸 느꼈다. 아마도 그러한 화학 작용이 감성의 영역을 주로 건드렸고 이성의 영역은 건드리지 못했는지, 아차 싶은 생각과 함께 그냥 이럴때는 눈감고 자는게 상책이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때 이후로 그 주사를 놓을 때면 그냥 억지로라도 잠을 자버렸다.
그일 이후로 우울증이라는 것은 화학적 밸런스가 무너지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도 있겠구나, 정상인과 우울증 환자의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을수도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우울증이 자살로 이어지는 것 등에 대해서는 절대 동의하거나 동조하지 않는다. 다만, 그때 이후로 적어도 덮어놓고 우울증 걸린 사람들은 다른 나라나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 원래부터 그런 사람 등으로 도매급으로 넘겨버리진 않게 되었다.
아무튼 혹시라도 우울증 기질을 갖고 계신 분들이 계시다면, 그것이 실은 화학적 밸런스라든지 기타 자기가 몰랐던 다른 이유에서 올수도 있다는 걸 알고, 그 문제를 주변사람에게 오픈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기를 권한다. 때로 자살하는 분들을 보면, 결국 파고들다 보면 주변에 이야기할 사람이 없었던게 결정적인 원인이었을 때가 많고, 그건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대표님, 안녕하세요.지난 번에 인터뷰를 진행했던 월간 IM 이예근입니다. 🙂 책이 나와서 이재은 팀장님께 PDF파일과 책도 보내드렸습니다.
대표님 블로그 열심히 보러오는 데, 공감 백배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