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새벽에 깨서 무서운 꾸었다고 아빠 품을 파고든다. 제 나이에 무서운 꿈이래봤자 티라노사우루스가 다른 공룡을 잡아먹는 그런 꿈이었겠지. 그래, 나도 예전에 어렸을 때 무서운 꿈 꾸었고 엄마 품을 파고들던 기억이 난다.
불현듯 옛날 생각이 났다. 아들에겐 아직 그런 경험이 없지만 나는 자라면서 적어도 두번은 확실하게 죽을 고비를 넘겼었다. 한번은 깊은 재래식 화장실에 빠질뻔 했고 (thank God I didn’t die that way!), 또 한번은 도로로 뛰어나갔는데 정말 영화에서 보듯 택시가 끼익 서더니 바로 코앞에서 멈춘 적이 있다. 포니1 택시 앞 범퍼에 발라져 있던 검은 고무? 같은걸 바로 앞에서 본게 지금도 기억이 난다.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 세번째 인생 사는것 아닌가. 그냥 정말 모든게 다 원래는 없었어야 할 것들인데 보너스로 주어진 거고, 따라서 다 감사하다고 받아야 할 것들이다. 아침에 향긋한 커피 한잔 사서 마시면서, 이것조차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잠시 생각에 빠졌었다. 나이들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모든게 다 그저 그렇게 느껴지는 거라던데.. 첫사랑의 짜릿함, 첫번째 먹은 음식의 맛, 첫번째 갔던 야구장의 잔디 냄새, 첫번째 탔던 비행기 안에서의 느낌. 이런것들이 점점 적어지면서 뭘 해도 그저그런 상태가 된다는 것. 이걸 경계하고 감정과 감사의 예리함을 잃지 않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하리라.
물론 이렇게 덤 인생을 사는데도 일 안풀린다고 조급해 하고 신경쓰기 일쑤니, 역시 사람은 물에 빠졌을때 다르고 나와서 다르다.
아침에 이 글을 보고 공감해서 직원들에게 공유했습니다. 좋은 글 감사 드립니다. ^^
항상 좋은글들 감사드립니다.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