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비스타 사용자에 대한 경고 팝업이 심상치 않다. “1단계, 2단계, 3단계 조치 방법”에 대한 언급은 마치 데프콘 1, 2, 3처럼 사뭇 비장하기까지 하다.
국세청 사이트의 각종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프로그램 (이라고 하지만 실상 전부 IE에만 설치되는 액티브X 플러그인임) 을 설치해야 한다. 때로 모든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설치되지 않는 관계로, 자기가 필요한 기능을 찾아서 스스로 ActiveX를 설치해야 할 때가 있다. 뭐랄까, 액티브X의 “자진납세” 개념이라고 해야 하나? (여기가 국세청 사이트임을 기억할것.) 아무튼 무려 다섯개의 탭에 십 수개의 액티브X가 일목요연하게 나열되어 있는, 가히 액티브X의 축제의 향연이라 할 수 있다.
각종 난관을 헤치고 드디어 30여분만에 증명서 인터넷 발급에 성공! 이제 출력만 하면 된다. 그런데 출력을 하려면 프린터가 지원되어야 하는데, 집에 있는 잉크젯 프린터는 지원이 안되는 모양이다. 무려 들어보지도 못한 “유삼후르트” 라는 회사의 프린터도 지원되는데 (이곳은 과일회사?) 캐논의 잉크젯 프린터가 지원이 안된다니… 만일 해상도 때문이라면 잉크젯이지만 600dpi 설정도 가능한데 말이다.
등록되지 않은 미확인 비행물체 미확인 프린터는 신청을 통한 추가 등록이 가능하다. 매월 두번 업데이트가 된다고 한다. 아마 부서내에 이것만 전담하는 팀 또는 인력이 따로 있을듯.
잘은 모르지만 PDF로 출력하는 옵션은 왜 고려할 수 없는지 모르겠다. 아마 문서 DRM 기술을 제대로 적용하기 어려워서일 듯한데, 사용자 입장에서는 PDF로 출력하기 옵션 이런게 있으면 무척 편할 것 같다.
특히 개인적으로 종이문서 출력보다 PDF출력을 더 선호할 때가 많아서 그런지, 정부가 지정한 프린터 하드웨어 목록이 있고, 단순히 사용자가 그 목록에 들어있는 프린터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화면으로 이미 열람할 수 있는 서류를 종이로 출력하지 못한다는 개념이 선뜻 이해가 가질 않는다. 게다가 네트워크 프린터는 애시당초 지원이 안 되고 로컬 프린터만 지원이 되므로, 실제로 물리적으로 해당 프린터를 사용하고 있어야만 출력 서비스가 지원되는 셈이다.
하지만 이런 과정 속에서 머리를 쥐어뜯고 고통을 받을까봐, 국세청에서는 곳곳에 이런 유머 요소를 심어놓는 배려 역시 잊지는 않았다.
결국 가족을 동원해서 위임장을 쓰고 서류를 인편으로 받아서 전달받는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었다. 보안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지만, 인터넷 뱅킹이든 정부 문서 출력이든 간에 해킹의 의도가 전혀 없는 일반 사용자로써 느끼는 불편이 너무 큰것 같다. 마치 비행기를 탈때마다 허리띠를 풀어 헤쳐야 하는 미국의 말도 안되게 불편한 공항 검색대처럼 말이다.
한국에서는 캐논이 롯데캐논이지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