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17세 소년이 보험금을 노리고 집에 불을 질러서 엄마와 여동생을 살해했다고 한다. 치밀하게 알리바이를 만든 것은 물론, 아버지에게 범행을 덮어씌우려고까지 했다고 한다. TV에 나온, 경찰에 붙잡혀 심문을 당하는 그의 태도는 뉘우친다기보다는 “재수없어서 걸렸다”는 듯한 태도에 오히려 더 가까웠다.
요새 우리 두살짜리 아들이 예뻐 죽겠다. 아침에 일어나서 그 조그만 손가락으로 날 가리카며 “아빠”라고 부르면 정말이지 (무척 진부한 표현이건만) 생명이란게 이렇게 신기한 거구나 라는걸 느끼게 된다.
아마 저 17세의 방화범도 그가 두살이었을 때는 더없이 티없고 예뻤을 거고, 주변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을 것이다. 그럼 그가 두살이었을 때부터 지금 열일곱살 사이, 그러니까 “그 15년”동안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길래, 불과 15년만에 천사같았을 아이가 혈육을 죽여놓고도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존재로 변한걸까. 우리 아이에게 주어질 15년동안 나는 과연 어떤 경험을 제공해 주어야 하는걸까. 자식 키우는 사람에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사건이다.
연결고리라는 건 사람의 숙명인것 같습니다. 세상의 죄란 그 어느 한사람의 몫으로 치부하고 그렇게 단죄하는 것이 과연 옳은 건지도 생각하게 합니다. 진지하게 다시 생가해 보아야겠습니다. (_ _)
@promise4u – 2009/11/12 15:24
정말 좋은 말씀이네요… 감사합니다.
제 부모님께서는 일찍부터 삶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저에게 짊어지게 하셨습니다.
'살인,강도,강간'을 제외하고는 네가 책임질 수 있는 일을 계획하는 것에 대해서 모든 것을 허락하고 지원해줄 수 있는 만큼 지원해주겠다. 단 네가 올바른 일을 한다는 조건 하에'
이 이야기가 오늘날 저를 있게 했다고 생각이 드는 만큼 아이와 많은 대화를 하는 아버지가 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