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워드프레스 개발사인 Automattic이 3천만불을 투자받았다는 소식은, 사실 작년 11월경부터 “기존 투자가 그룹이 5천만불을 투자하여 founder들을 먼저 엑싯시켜 주려고 한다“는 소문이 돌 때부터 예견되어 온 것이었다. Automattic은 2007년 성공적인 한해를 보냈다. 업계 사람들의 투표로 선정되는 Crunchies Award에서 “가장 성공할 것 같은 회사”와, “최고의 CEO” 두 부문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Automattic의 CEO인 토니 슈나이더는 투자사인 회사인 트루 벤처스의 파트너로 앉아있기도 하다. 돈 가진 사람과 기술 가진 사람의 경계가 매우 모호한 곳, 실리콘 밸리다. 실은 삼성에 있었을 때 미국 블로그 서비스 런칭 관련해서 토니 슈나이더와 한 30분가량 전화통화를 한 적이 있다. 그때 그는 가족들과 함께 모처럼 스키리조트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었다. 유럽인답게 (토니는 원래 스위스인이다) 가족들과의 휴가를 매우 중시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때만 해도 나 역시 블로그 업계에 그와 같이(?) 몸담을 줄은 생각치 못했었던 것 같다.
아무튼 3천만불이라면 300억원 아닌가. 20명도 안되는 (그것도 전세계에 흩어져서 모두가 리모트로 일하는) 구성원을 보유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회사로써 300억원을 투자받은 사실은 대단한 것이고 우리에게도 자극이 되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단순히 투자 사실보다 더 주목할 만한 사실은 투자가 리스트중에 뉴욕타임즈가 들어있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조선일보사가 TNC에 투자한 셈이다^^. 뉴욕타임즈가 워낙 상징성있는 회사다보니, 기존 미디어 회사가 블로그라는 뉴미디어를 인정하고 투자와 협력을 통해서 상생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를 살짝 부여할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