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새해 목표중의 하나로 완전한 맥 이전을 삼고, 실행중이다. 왠만큼 적응중인듯. 갑자기 맥 트랜지션을 결심한 이유는… 뭐 그다지 심오한 건 아니다.^^ 늘 윈도우로 부팅되는 바람에 맥인데도 맥의 구실을 하지 못하는 맥북프로에 불현듯 연민의 감정이 느껴졌고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꺼이꺼이…”), 대학교때까지 컴퓨터는 맥만 썼었는데 (물론 매킨토시 제품명이 Performa등 “~아”시리즈로 끝났고, 맥 클래식도 살짝살짝 보이던 때의 얘기다.) 그 이후에 윈도우즈만 써와서 맥에 대한 감이 완전히 잊혀져 가는게 살짝 불안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맥머신은 맥OS로 부팅해야 부팅속도가 빠르다. 역시 사용자들은 의외로 작은 것에 민감하고 의사결정한다. 기껏해야 한 10초 차이날텐데, 부팅속도가 좀더 빠르면 아침의 기분이 틀리다.
근데 사실 맥으로의 이전이라기보단 웹으로의 이전에 더 가깝다. iLife나 iWorks 같은 native application은 별로 많이 안쓴다. 근 10년 가까이 초 헤비유저로써 그거 없으면 죽을것만 같았던 아웃룩을 구글 캘린더로 대체한 게 가장 큰 변화다. 심지어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에 가도 아웃룩이라고 할 만큼 (물론 페이스샵도 페이스북이라고 하고, 미역국을 먹자 이럴때도 뭐? 구글? 이러긴 한다) 아웃룩은 내 삶의 떼놓을 수 없는 일부였으나, 사람이 그렇게 스케줄에 매여 사는 것도 좀 아닌것 같고 해서 아직은 좀 불편하지만 구글캘린더에 만족하면서 산다. 구글 캘린더.. 참 잘만들었다. 아웃룩 초헤비유저인 나도 왠만큼 쓸 수 있으니.
문서작성은 윈도우즈에서 오피스로 하던것을 맥에서 구글 닥스로 한다. 구글 Docs만이 갖는 장점이 분명히 있다. 동일한 문서를 회사나 집, 심지어 PC방에서도 접근할 수 있다는 점. 얼마전에는 구성원들에게 일일이 워드파일을 받아서 각각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일이 있었는데, 예전같았으면 일일이 이메일에 어태치된 파일을 다운받아서 로컬에 저장하고 또 이걸 이메일로 보내야 했었지만, 이제는 간단히 공유자 명단만 지정해 주면 되니 얼마나 간편한지 모른다. 그러나 물론 PPT를 작성해야 할 때는 맥용 PPT가 느린지라, 윈도우즈로 재부팅한다. 구글 닥스로 80%는 커버시키고, PPT작성해야 할 경우는 키노트로 작성후 PDF export 시키는 방법이 있겠다. 드림위버로 만들어서 웹서버에 올려놓고 URL을 공유하는 것도 좋겠고.
물론 강력한 하드웨어 성능을 가진 맥북프로를 웹브라우저 띄우는 터미널로만 쓴다면 좀 프로세싱 파워 낭비일 것이다. 그래서 iWorks와 iLife를 가급적 자주 써보려고는 하는데, 특히 iLife의 경우 라이프스타일이 밋밋해서 그런지 그닥 많이 쓸 일이 없다. 거라지밴드에서 음악 배경으로 깔고 팟캐스팅해서 내보내기도 하고, 사진 찍은거 iDVD로 멋진 쇼 만들어서 친구들에게 나눠주기도 하고 이래야 하는데, 그런 일 자체를 별로 안하는 듯싶다. 애기가 생기면 iLife를 쓸일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다들 알다시피 맥이라고 결코 다 좋지 않다. 일단 느리다. 어플리케이션 여러개 띄우면 절절 전다. 오피스는 확연히 느리고, 어도비 CS3도 아직까지 맥에서 느린 편이라고 느껴진다. 웹브라우저도 느리고, 하여간 윈도에 비해 전체적으로 느린것 같다. 그리고 하드웨어 품질은 의문스럽다. 아침에 컴퓨터를 켜면 화면 가운데 거무스름한 먹구름이 끼다가 한시간쯤 있으면 없어진다. 팜레스트는 손바닥에서 땀이 좀 나는 체질이라서 그런지 (그렇다고 다한증 수준은 아니지만) 자꾸 부식되어 들어간다. 조금만 더 있으면 반도체와 회로가 보일 것 같아서 Wrist rug를 붙였다.
그렇지만 여전히 맥에서 배울 점들은 많다. iWorks와 iLife가 08버전으로 오면서, 어플리케이션마다 비디오 튜토리얼로 가는 링크가 기본 내장되었고 주요 피쳐들이 일목요연하게 보여지고 있다. 맥 vs. PC 광고는 언제 봐도 재미있다. 기계와 기술이 아닌, 그걸 가지고 삶에서 뭘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판매하는 자세는 애플이 주는 최대의 비즈니스적 교훈이다.
맥을 맥이 아닌 윈도우즈 머신으로 쓰고 계시는 분들이 많은데, (형님뉴스 버전으로) “맥이 맥다워야 맥 아니겠는가.” 허긴, 비스타가 가장 빨리 돌아가는 머신이 다름아닌 맥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비스타가 가장 빨리 돌아가는 머신이 다름아닌 맥 -> 겐도사마가 맥북 프로를 지르게 된 결정적인 계기죠.. 🙂
맥에서 빠른 웹을 하려면 Safari 3 beta 를 쓰는 것이 좋아요. firefox 는 너무 느려요. 게다가 gmail이나 google calendar의 ajax가 좀 별로라서(제 말은 아니고 제 사수 말^^) 한참 띄워놓다가 새 탭 열면 firefox는 그냥 죽더군요. safari가 짱.
제가 보기엔 CK님은 devonthink를 쓰셔야 할 듯 합니다. 🙂
애생기면 정말 iLife를 무진장 쓰시게 될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