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한 래스터 서로우 MIT 교수가 “중국은 금세기 내에 절대로 미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말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중국의 급부상을 확실히 믿는 사람중의 하나다. 중국의 저력은 역설적으로 중국의 곁에 있는 강소국들인 싱가폴, 홍콩, 대만을 가보면 더 분명히 다가오는 것 같다. 소위 “아시아의 네마리 용” 중에서 한국을 뺀 나머지 국가들인 이 세 나라가 갖는 공통점은 중화권 경제가 지배하고 있는 나라라는 것이다.
홍콩이야 당연히 이제 중국의 일부고, 대만은 겉으로는 중국과 으르렁대지만 속으로는 중국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나라다. 싱가폴 역시 표면적으로는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다민족 도시국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가보면 “여기도 실은 중국이구나”라는걸 알게 된다. 싱가폴 국민의 70%는 중국인이고 남이 있으면 영어로 말하다가도 자기들끼리 있으면 중국어로 이야기한다.
중국의 주변부 역량이 이러할진대, 중국 본토가 완연히 서고 주변부 역량마저 흡수하게 되면 어떨까. 중국이 대만 경제를 흡수하고, 싱가폴이나 홍콩같은 도시를 한 100개쯤 갖게 된다면.. 우리나라로써는 가히 두려운 일이 아닐수 없다. 이미 상하이 같은데는 싱가폴을 능가한지 오래이며, 다국적 기업의 아시아 본사를 유치해서 짭짤한 재미를 보던 싱가폴이 가장 미워하는 경쟁상대가 되어 버렸다.
중국이 대만 경제를 흡수한다는 것은 상당히 말이 된다고 본다. 토머스 프리드만의 “세계는 평평하다”에서는 다국적 회사들간의 교류가 끈끈하게 퍼져있는 나라들끼리는 전쟁을 할 확률이 적어진다는, 소위 “맥도날드가 들어가 있는 나라들끼리는 전쟁을 하지 않는다”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남북통일을 위한 가장 확실한 시나리오는 북한의 경제적 역량이 우리만큼 향상되서 자연스레 “효율성 제고를 목적으로 한 국가간 M&A”를 이루는 것이라고 들었다.
이러한 논리로 볼때, 두 나라간에 화교 자본이 완전히 하나로 섞이는 순간 중국+대만=중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나아가, 중국+대만+홍콩+싱가폴=중국이 될 지도 모른다.
이러한 중국인지라, 크나큰 위기만 겪지 않는다면 미국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인류 역사상 대부분의 시간동안에는 중국이 전세계 최강대국이었는데 요 근래 일이백년만 잠시 중국이 공산주의라는 뻘짓을 하느라 자리를 잠시 내주었고, 이제 제 자리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미국이 영국을 추월하는데 100년이 걸렸다고 하지만, 세계가 변하는 속도는 더욱더 빨라지고 있다. 그렇게 되면 지금 옥스포드/캠브리지가 좋은 학교임에는 틀림없지만 하버드/스탠포드 앞에서 명함을 내밀지 못하는 것처럼, 북경대와 칭화대 동문들이 하버드 졸업생보다 더 인정받게 될 지도 모른다. 미국의 명문 사립고등학교 학생들이 “TOCFL”점수를 높이기 위해서 개인 중국어 교습을 받는 진풍경이 연출될 지도 모르는 것이다.
에이, 설마? 하겠지만, 생각해 보면 지금으로부터 한두세대 전만 하더라도 철도 운전사는 최고의 직업중 하나였고 철도대학도 유망한 대학이었지만, 지금 공부잘하는 애가 “엄마, 나 서울대 말고 철도대학에 유학갈래요”라고 하면 아마 어디선가 골프채 들고 얼굴 벌개져서 나타난 아버지의 팔을 엄마가 울며불며 부여잡는 드라마같은 광경이 연출될 것이다. 미래는 그야말로 모르는 것이다.
미국도 가만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칼로 흥한자 칼로 망한다고, 군사력에 과도한 지출을 하고 있는 미국은 어쩌면 제대로 써먹지도 못할 군사력에 힘을 너무 빼느라고 경제가 약해져서 힘의 균형에서 밀릴지도 모른다. 달러만이 유일한 가치였을 때에는 나라빚이 많으면 달러화 약세기조를 용인해서 만원짜리 빚을 8천원으로 줄이고 100원 하던 미국제품을 80원으로 만들어서 더 많이 팔고, 나라를 담보로 국채 발행해서 돈 끌어오고.. 뭐 이런 각종 트릭을 써서 요리조리 상황을 유리하게 이끌어 갔지만, 앞으로 그런 트릭을 발휘하기는 점점 더 힘들어질 것이다.
그러고 보니 한 3년전에 모든걸 다 뒤로 하고 북경대로 유학갔던 – 그것도 하드하게 부딪히려고 일부러 외국학생반이 아닌 중국학생 반으로 들어갔던 – 지인 A모씨가 대단해 보이는 요즘이다. 중국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시려는 모양인데 잘 되었으면 좋겠다. 특히나 아직까지는 멀쩡한 사람 코베가는 중국인지라, 어려움 안 겪으셨으면 한다.
저도 이 고민 정말 많이 했는데요.
개인의 삶의 퀄리티를 따져서 말하자면 중국인민들 대부분은 삶은 지금도 어렵고 앞으로도 그럴겁니다.
@김태경 – 2007/08/22 09:47
캐나다의 모 도시는 중국 이민인구가 너무 늘어난 나머지 차이나타운이 도시의일부가 아니라 그 도시가 차이나타운의 일부라고 하네요..
예 설득력있내요. 그런데 더 멀리서 보면
중국+대만+홍콩+싱가폴+한국=중국
이거나
한국 + 일본 = 일본
이라고 보는 시각도 분명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