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딱 찝어서 어떤 부분때문에 그 사람이 있으면 이기는지는 도통 모른다. 점수도 뭐 한 4점 넣으면 많이 넣는 거고, X-맨도 아닌데 손톱으로 남의 뺨 할퀴어가면서까지 독기를 품고 수비를 하지도 않는다. (동네 게임에 이렇게 임하는 분들을 보면 매우 부담스럽기가 참으로 서울역에 그지없다.) 내지는 박스아웃을 한다면서 리바운드 위치에 미리 서있던 사람 앞으로 굳이 가서는 엉덩이를 쭉 힘차게 뺌으로써, 뒤에 서있던 사람과 “같은 남자들끼리 매우 불쾌한 종류의 밀착경험”을 야기시키지도 않는다. 그냥 패스 많이 하는 정도? 그런거 말고는 별로 눈에 띄는게 없는데, 그 사람이 팀에 있으면 꼭 이긴다.
이런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말이다. 사람들에게 내 존재감에 대해서 부담스럽게 인지시키지도 않고, 여러모로 잘 해주면서도 “지금 잘해주고 있는 중”이라고 굳이 알려주지도 말아야 하는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나라는 존재가 있어서 조직이 잘 굴러가고, 재미있으면서도 창의적인 챌런지를 느끼면서 일을 해야 하는데 말이다. 그러고 싶고, 말은 쉬운데, 잘 안 된다. 계속 “저인간은 나를 혹시나 만만하게 보는거 아냐?” 라든가, “나름 잘해주는데 그것도 모르고 말이지” 등의 못난 생각들을 하게 될 때가 많다.
“그냥 있음으로 인해서, 우리가 잘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어쨌든 목적은 농구 경기에서 우리가 이기는 거니깐. 키가 큰 사람은 발돋움을 할 필요가 없는 법이라는데. 나는 아직 키가 매우 작은 모양이다.
아.. 꼭 그런 사람 있습니다. 상대편인데도 별로 이기고 싶지 않고, 져도 별로 기분 나쁘지 않은 사람이요. 승부에 집착하기보다는 경기 자체를 즐기는 것 같아요. 저도 그런 플레이어가 되고 싶지만, 치사하게 승부에 집착하는 팀에게는 결코 지고 싶지 않은지라 저도 모르게 나홀로 버서커 모드가 되버리고 말아요 ㅡㅡ;;
@꼬날 – 2007/08/09 16:02
정말이지 이런 말을 하면 섭하지 않지요!
@김태경 – 2007/08/09 15:04
나 자신에 대한 쪼임이었수다.^^
그러게.. CK님은 정말 글을 너무 잘 쓰신다니깐..
요즘 유독 우회적이고 젠틀한 쪼임이 많으십니다.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