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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한국”을 넘어서, “여유있는 한국”으로

여유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중 하나는, 자기에게 쏟아지는 비판에 대해서 허허 웃으면서 덤덤히 받아들일 수 있는지의 여부다. 직장 상사가 똑같이 “자네는 왜 늘 그모양인가?” 라고 말할때, 당신이 만일 절박한 사람이라면 직장 상사의 부두인형을 집에 갖다놓고 바늘을 다리 사이에 박아가며 저주를 퍼부을 것이지만, 당신이 한 수백억 갖고있고 재미로 직장생활 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사람이 있을까 의심되지만) 그냥 허허, 웃고 넘어갈 것이다.

비슷한 얘기가 민족에도 어느정도 적용되는 것 같다. 미국인들은 전세계인들이 자신들을 조롱거리로 삼는 것에 대해서도 그렇게 진지하게 반성(?)을 안하고, 그 농담에 같이 동참한다. 근데 베트남이나 대만 사람들에게 그들의 국가를 놀리는 농담을 하면 당장 그 자리에서 기분나빠 하진 않더라도 사뭇 정색을 하거나 분위기가 싸해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을 잘 아는 외국인과 얘기를 하는데, 무슨 얘기를 하다가 “야, 진짜 한국사람 대단하다”는 얘기를 했다. 나는 그가 맞다며 동조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는 농담조로 말하길 도대체 너네 한국사람은 왜 그렇게 자신들을 위대하게 여기냐고 했다. 음, 우리가 그랬었나? 늘 비교의식에 사로잡히고 한맺힌 삶을 살아온 사람들 아니었나? 세월이 흘러서 한국 사람들이 좀 변했나보다. 중산층에 갓 편입한 사람들이 틈만 나면 자기집 어떻게 산다고 자랑하고 싶어하듯, 우리나라 역시 짧은 시간내에 경제의 비약적인 발전을 경험한 나머지 틈만 나면 우리 자신에 대해서 대견히 여기는 건 아닌가 모르겠다.
대견히 여기는 것까지는 좋은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리나라에 대한 비판에 절대 너그럽지 못하다. 얼마전 모 가수의 예는 그걸 단적으로 보여준 케이스지만, 그 전에도 그런 사례는 많았다. 중국 친구들이 티벳 두둔한걸 괘씸히 여겨 프랑스 제품 불매운동 하는거 보면서 왠 오바질? 그랬었는데, 어떤 뉴스든지 나라밖에서 접하면 더 심각해 보인다는 걸 감안하면 우리나라도 사실 그렇게 많이 다른 건 아닌것 같다. 위에서 말한대로 우리의 잘못은 아니고, 우리가 아직 여유 없는게 잘못이다. 여유를 좀더 가져서, 앞으론 박근혜 발끈해 하는 일이 좀 적었으면 좋겠다. 한국, 대단한 나라라고 다들 많이 인정해 줬지 않나. 그러니 이제 대단 컴플렉스에서 벗어나고, “대단한 한국”을 넘어서 “여유있는 한국”으로 갔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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